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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학술논문> 가족 하기(doing)와 허물기(undoing) - 냉전사적 사건으로서 혼혈인의 미국 이주와 초국적 가족 형성, 그리고 수행적 ‘가족 실천’2024-09-12 13:43
작성자 Level 10
  • 저자: 김은경 
  • 제목: 가족 하기(doing)와 허물기(undoing) - 냉전사적 사건으로서 혼혈인의 미국 이주와 초국적 가족 형성, 그리고 수행적 ‘가족 실천’
  • 게재지『사림』 Vol.87: 75-114
  • 발행연도: 2024
  • 발행기관: 수선사학회 

■ 서문 요약 
이 글에서는 혼혈인의 이주를 전쟁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지 않고 냉전사적 사건으로 인식하고, 그들의 경험을 구술 생애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디아스포라로서 혼혈인은 단일한 소속이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그동안 당연시해온 범주를 횡단하는 존재이다. 이 연구의 관심사는 단지 ‘방출된’ 혼혈인이 우리와 같은 핏줄이며 우리 공동체가 품어야 할 아들 딸임을 증명하는 데에 있지 않다. 그 다름의 삶이 어떻게 규범적인 ‘정상 가족’과 그에 기초한 민족국가라는 동일성의 세계에 구멍을 내는지를 탐색하 는 게 이 연구의 목적이다. 

<중략> 

이 글에서는 구술자들의 생애 경험을 모건의 ‘가족 실천’ 개념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고 보고, 가족 찾기나 가족 만들기와 같은 행위를 ‘가족 하기 (doing family)’라는 수행적 차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그들의 ‘뿌리 찾기’가 단지 ‘상상적 원본’으로서의 ‘가계도-가족 나무(family tree)’를 복원 하거나 완성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긴장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가족/친족 관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이다. 또 그런 수행을 통해 형성된 새로운 관계가 결국 한국의 규범적인 가족 모델을 강력하게 문제 삼는, ‘가족 허물기(undoing family)’임을 밝히고자 한다. ‘하기’와 ‘허물기’에 대한 탐구는 생물학적 동질성이나 단일한 혈연적 계보, 인종이나 국적의 단일성을 전제로 상상해온 ‘단단한’ 가족이 아니라, 개개인의 친밀한 관계적 실천을 통해 문화적으로 구성되고 허물어지는 ‘유연한’ 가족을 사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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