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권희정
- 제목: '미혼모성'의 경험을 통해 본 근대의 탈모성화 역사
- 게재지: 『구술사연구』 Vol.5(2): 37-80
- 발행연도: 2014
- 발행기관: 한국구술사학회
■ 초록 근대 이전에도 미혼모와 사생아에 대한 낙인은 존재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어머니’의 범주 안에 머물 수 있었다. 하지만 근대국가의 성립과 함께 일부일처를 전제로 한 결혼이 제도적으로 강화되고,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중산층 가정의 이상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역할이 ‘모성’이란 이름으로 찬미되는 이면에 또 다른 ‘어머니’ 집단인 미혼모들은 ‘어머니’의 범주에서 탈각되어 ‘불우한 여성’의 범주로 이동한다.
본 연구에서는 미혼모의 경험을 기록, 증언, 인터뷰 자료 등을 통해 살펴보며 근대 이후 미혼모가 경험한 탈모성화의 역사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우선 서구의 역사에서 산업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중산층 가정에 대한 이상이 결혼 제도 밖에서 임신을 하고 출산한 여성들을 미혼모로 범주화하고, 근대 학문으로서 등장한 사회복지학적 실천이 ‘입양’을 통해 미혼모와 그들 자녀 사이에 개입함으로써, 아동은 입양보내지고 미혼모는 ‘어머니’에서 ‘갱생의 대상’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이러한 서구 근대가 경험한 미혼모의 탈모성화의 역사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근대 국가의 시작과 함께 ‘가정’과 ‘모성’은 찬미되었다. 그리고 전후 혼혈아의 문제를 해외입양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에 정책에 의해 혼혈아를 출산한 어머니들이 가장 먼저 모성의 범주에서 추방이 되었다. 이후 병리적 모성으로 미혼모를 바라보던 서구의 근대 사회 복지학이 한국에 들어와 복지현장에 실천이 되던 1970년대를 전후로 결혼제도 밖에서 아이를 출산한 모든 여성들이 ‘미혼모’로 범주화되고, 이들이 출산한 자녀는 사회적 ‘고아’가 되어 국내외로 입양 보내지게 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근대 미혼모의 탈모성화 과정을 신문매체, 인터뷰 내용, 상담일지, 정부 문건 등 다양한 자료 등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미혼모성의 탈모성화의 경험을 증언이나 생애사를 통해 복원해야 할 필요성을 환기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