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권은혜
- 제목: 일본계 미국인 강제 수용 시기 혼종 결혼 정책과 일본계 입양아 및 혼혈아의 인종 정체성 구성
- 게재지: 『역사와 문화』 Vol.24: 177-198
- 발행연도: 2012
- 발행기관: 문화사학회
■ 서문 요약 이 글은 일본계 부모에게서 태어나 백인 가정에 입양된 아이들의 인종 정체성이 혼종 결혼 정책에 의해 구성되는 방식을 검토한다. 특히 이 글이 주목 하는 것은 혼종 결혼 정책 안에서 백인 가정의 일본인 입양아가 가지는 정체성이 혼혈 일본계 미국인들과 온전히 일본계 혈통을 가진 일본계 미국인들을 구분하는 논리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정책의 주요 대상은 부모 중 한 쪽만 일본계이거나 일본계 “혈통”이 절반 이하인 혼혈아들이었다. 중요한 것은 일본계 혈통 비율 기준을 충족하는 모든 혼혈아들이 이 정책의 수혜자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군사당국이 “백인 환경(Caucasian environment)”이라고 불렀던 조건 속에서 성장했다고 여겨지는 혼혈아들만 정책에 의거하여 수용소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혼종 결혼 가족의 형태가 매우 다양했기 때문에 이런 가족이 백인 환경을 가졌는지 아닌지를 증명하는 일은 결코 명백하지 않았다. 혼종 결혼 정책의 의도에서 흥미로운 것은, 이 정책이 혼종 결혼 가족 내 자녀들의 인종 정체성 구성을 어느 한 혈통의 비율이나 혈연적 유대만 가지고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입양이라는 절차를 통해 백인 부모 아래 자란 온전히 일본계 혈통의 고아도 소위 백인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논리가 성립하게 된 것이다.
백인 가정의 일본계 입양아, 혼종 결혼 가족 내의 혼혈 일본계 미국인 자녀가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인종적으로 구성되는 방식을 검토하기 위해, 이 글은 일본계 미국인 소개와 강제수용이라는 보다 큰 범위의 정책에서 일본계 미국인의 인종 정체성이 정의되는 과정을 먼저 검토한다. 혼종 결혼 가족과 혼혈아, 백인 가정의 일본계 입양아의 존재는 일본계 미국인의 인종 정체성이 명백할 것이라는 가정을 뒤흔들었다. 혼종 결혼 정책은 혼혈 일본계 미국인, 백인 가정의 일본계 입양아의 백인성을 측정하는 기준을 설정하려는 시도였지만 결국 인종 범주화의 자의성과 모호성을 더 명백하게 드러내는 결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종 결혼 정책은 이 인종 간 경계를 넘나드는 입양과 결혼, 더 나아가 인종에 대한 당대의 인식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그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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