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이숙진
- 제목: 한국 개신교의 정상가족 만들기 - 타자화와 주체화 전략을 중심으로
- 게재지: 『종교연구』 Vol.82(1): 87-112
- 발행연도: 2022
- 발행기관: 한국종교학회
■ 초록 이 글은 최근 한국 개신교에서 등장하고 있는 ‘정상가족’ 만들기의 성격과 그 효과를 타자화 전략과 주체화 전략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후기산업화 사회로 진입한 이래 우리 사회에는 근대적 핵가족모델이 해체되고 1인가족, 비혼가족, 동거가족, 동성가족 등 다양한 가족형태가 출현하고 있다. 개신교는 이를 심각한 위기로 보고 가족의 회복을 통한 정상가족 만들기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때 정상가족이란 성 역할에 따른 구성원의 기능을 중시하는 가족모델 즉 부양자로서의 남성노동력과 여성의 재생산노동에 근거한 근대적 핵가족이다.
개신교의 정상가족 만들기에는 타자화 전략과 주체화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 타자화 전략은 정상가족의 방해물이나 파괴자를 배제, 척결하는 전략으로서 동성애가 정상가족의 주요 타자로 등장한다. 동성애는 신의 창조질서에 근거한 가족제도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사탄의 전략’이자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에 따른 근대적 핵가족 질서를 파괴하는 ‘사회악’으로 규정된다. 따라서 개신교는 동성애가 교회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대내적으로 통제의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동시에 대외적 차원에서는 동성애 척결을 위한 반동성애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주체화 전략은 정상가족의 유지와 강화에 필수적인 주체를 재생산하는 전략이다. 두란노아버지학교나 하이패미리와 같은 가족 관련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존경받는 남편, 사랑받는 아내’라는 구호 하에 이성애 중심의 가족 만들기를 시도한다. 나아가 엄격한 아버지와 그에 순종하는 아내와 자녀로 구성되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가족모델을 지향한다. 그런데 이러한 ‘정상가족’ 모델의 강화는 1인가족을 비롯한 새로운 가족형태를 정상성의 범주에서 배제한다.
가족 개념은 사회변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가부장적 문화와 가치에 근거하여 형성된 가족모델을 가장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가족형태로 믿거나 가장 기독교적인 가족모형으로 이해하는 것은 협소한 태도다. 현재 한국 개신교에 필요한 것은 다양한 가족 양태에 대한 열린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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