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명: [북토크] 우리를 연결한 두 권의 책 ■ 일시: 2025년 2월 25일(화) 오후 7시 ■ 장소: 종각역 카페 nuguna ■ 사회: 박정은(통번역가/작가, 저서 <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 작가: 배진시, 권희정 ■ 주최: 미혼모 아카아빙과 권익옹호 연구소 지난 2월 25일 배진시 작가의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와 권희정 작가의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를 이야기하는 “우리를 연결한 두 권의 책”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는 해외입양인 통역 봉사를 하며 저자가 만난 8명의 해외 입양인의 목소리를 다큐 소설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자신의 잃어버린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입양인들이 친생 부모를 찾는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담았습니다.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는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하거나 버려지거나 방치되거나 입양된 아이들을 추적하며 그간 우리사회가 ‘태어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 왔는지, 그리고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합니다. 영아살해, 유기, 입양 문제를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바라보고자 한 이번 북토크에서 저자들과 참여자들은 깊은 고민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시 새기고 싶은 책 속의 문장과 북토크 대담 요약을 공유합니다.
■ 다시 새기고 싶은 책 속의 문장,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중에서  “나는 의자 끝에 앉았고 옆으로 네 명의 아기가 앉고 발 밑으로 네 개의 바구니가 더 있었다. 통로 건너편으로 어른 한 명이 앉아 있었다. 아기들이 열 시간 내내 번갈아 우는 통에 마크는 한숨도 못 자고 겁에 질려 있었다. 아기들의 울부짖음은 아비규환이었다. 살아 있는 것이 용했다. 공항에 도착했고 마크는 홀로 누군가의 손을 잡고 아주 낯선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1970-80년대 유럽은 중산층 이상이라면 가난한 나라의 아이 한 명쯤 입양하는 것이 선진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운 업적 중 하나였고, 중산층의 표시였다.” “나는 한국계임이 부끄럽지도 자랑스럽지도 않지만 내가 부끄러운 것은 버림받은 적이 있는 출신이라는 점이다.” “억울한 사람만 국가에 항변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억울하지 않은 사람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체제에 대해 함께 움직여야 한다.”
■ 다시 새기고 싶은 책 속의 문장,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중에서
“암컷은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새끼를 생존시켰다. 그 조건이란 바로 양육할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서 자원이란 먹이는 물론 자신을 도와 함께 양육하는 존재를 말한다. 이들을 인류학에서는 ‘돌봄꾼helper’ 또는 ‘대행부모 또는 대행어미allomother’라고 한다. 주변에 새끼 기르는 일을 도와줄 존재가 있는 한, 아주 운이 없는 아이들도 부모가 원하는 아이가 된다.” “영아 살해를 생각할 수 없는 곳, 아기를 길거리에 버리는 일도 없고 포대기에 싸서 나무에 매다는 일이 없는 곳은 여성이 어느 정도 번식의 자율성을 갖고 있으며, 제법 믿을 만한 형태의 피임법을 이용할 수 있는 사회일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어머니의 보살핌의 일부를 대행 어미에게 위임할 수 있는 사회적 관습이나 제도를 자신의 재량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사회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아이들을 베이비 박스에 버리거나, 보육시설로 보내거나, 국내외 ‘정상 가족’으로 입양 보냄으로써 원가족이 헤체되는 것을 방관했다. 이제 여기에 보호출산제까지 더해졌다. 왜 국가는 아이들을 더 낯설고 먼 곳으로 보내려는 것일까. 산모가 아기를 죽이지 않아도 되는 사회, 아기를 두고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원가족을 알고 그들과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사회, 더는 아동의 이산이 없는 사회를 꿈꾼다.” ■ 북토크 대담 요약
1. 다큐 소설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사회자: 해외 입양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있다면. 배작가: 프랑스 유학시절 해외 입양인 친구를 만났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나는 입양 문제에 관심이 갔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어렸을 때 엄마랑 영아원에 자원봉사를 다녔던 경험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원장 선생님이 입양 간 아이들은 부자 나라에서 공주 같은 옷을 입고 잘 먹고 잘 산다고 해서 환상이 있었다. 성인이 되고 고아, 입양과 같은 주제는 잊고 살다가 프랑스에서 뤽이라는 친구를 만났다. 뤽은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에 와서 부모와 재회하고, 외면 당하는 모습을 보고, 해외 입양인 이야기를 책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회자: 입양인은 모두 부모 없는 고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보니 부모가 있는 아이가 입양 보내지는 경우도 있었다. 주로 어떤 분들이 해외로 보내졌나. 배작가: 내가 만난 해외 입양인 중에 똑같은 케이스는 하나도 없었다. 반드시 가난해서 보낸 것은 아니고 딸이 많아 보내기도 했다. 사회자: 고아원은 아이를 돌보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입양을 보냈나. 배작가: 고아원에 아이를 맡긴 엄마들을 만나보니 잠시 맡겼다가 형편이 나아지면 데려오려고 했는데 아이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고 한다. 당시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무시 당하고 자식을 책임지지 못했다는 이유로 멸시 당했다. 요즘이면 따지기라도 할 텐데 그땐 문제제기도 쉽지 않았다. 사회자: 왜 고아원에서는 부모 동의도 없이 아이들을 입양 보냈나. 서구에서는 왜 아이들을 받아들였나. 배작가: 당시 입양 아동 한 명당 3천 유로(한화 약 50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었다. 거기에 정기 후원금을 받으면서 점차 비즈니스가 되기 시작했다. 프랑스 입양인 친구에게 88올림픽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은 그렇게 가난하지 않아”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너네 우리 팔아서 올림픽 했잖아”라고 말했다. 나는 88올림픽이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라고 배웠는데 그 시절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보내졌다. 특히 여아 입양수가 많았는데 대부분 성추행에 노출됐다. 사회자: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부모나 종교단체 압력 때문에 입양을 보내기도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책을 통해 특별히 알리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 배작가: 입양인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 입양제도가 잘못되었고, 입양은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욱이 내가 아이를 키워보니, 5~6살 된 어린 아이가 갑자기 낯선 나라에 떨어져 이방인 부모, 입맛에 안 맞는 음식을 먹으며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버틸 수 있을까 질문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입양 문제에 대해 알리고 싶다. 사회자: 정말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국내 입양이 대안이 될 수 있나. 배작가: 국내 입양 역시 아직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예쁘게 옷을 입힌 아기를 안고 입양을 홍보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아이는 언제까지나 아기의 모습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입양을 생각한다면 그 아이가 중2 사춘기일 때를 생각하고 그 때도 감당할 수 있을 자신이 있으면 입양하라고 말한다. 사회자: 권 작가는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를 어떻게 읽었나. 권작가: 입양 문제를 비극이나 신파로 다루지 않은 점이 좋았다. 입양인이 친생 부모와 재회에 성공하든 아니든, 그들과 관계 회복에 성공했든 아니든 입양인에게 친부모 찾기는 살면서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설사 친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알게 되고 상처 받더라도 알아야 그걸 딛고 일어서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 또 책을 읽으면서 슬펐는데 군데군데 입양인들이 한국에서 좌충우돌하는 해프닝을 보며 웃음이 빵 터지기도 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배 작가의 책 속에 유럽에서 휴머니즘이 유행하고 동양아 입양은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는데 1972년도 한국 기사를 보고 프랑스에서 한국 아이들을 매우 선호한다는 내용을 보고 그 말이 맞구나 싶었다. 이유는 머리가 좋고 적응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사에 따르면, 69년부터 3년간 프랑스는 9백 명의 아이를 한국에 요청했고 한국은 252명을 보냈다고 한다. 70년대 이후 서구 사회는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이 강화되며 미혼모가 아기를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기르는 사회로 변했다. 상대적으로 국내에 입양할 아이들이 줄어들고, 휴머니즘의 영향, 신분을 나타내는 표식으로 해외입양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한 아이를 입양 보내면 1인당 국민소득을 훨씬 넘는 높은 수수료를 받았다. 이런 맥락에서 해외입양이 급증했다. 배작가: 프랑스 부모들이 한국 아이를 선호한 또다른 이유는 대리입양제다. 다른 나라 아이를 입양하면 아이 본국에 가서 직접 아이를 만나보고, 심사를 거쳐 데려와야 한다. 만약 친부모가 근황을 물어보면 이를 알릴 의무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대리입양제가 있어 아이를 한 번도 보지 않고도 입양이 가능하다. 원가족과 단절돼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았다. 국제법상 입양은 서류상 고아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은 부모가 있는 아이들의 성도 이름도 맘대로 바꿔서 그냥 보내 버렸다. 이런 현실은 정말 소름끼친다. 권작가: 우리는 그동안 입양 삼각형(입양인-원부모-입양부모) 모델에서 입양하는 쪽의 말과 경험 중심으로 입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다른 관점에서 입양을 볼 필요가 있다.
2.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사회자: 어떻게 영아살해, 유기, 입양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나. 권작가: 출판사로부터 집필 제안을 받았다. 나는 그간 미혼모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썼는데 아동 문제까지 쓸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미혼모 문제는 결국 아이 문제와 연결돼 있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영아살해, 유기, 입양 문제와 맞닿아 있으니 이번 기회에 전체적으로 정리를 할 필요가 있을 거 같아 자료를 찾아 공부하면서 책을 쓰게 됐다. 사회자: 모성은 아이를 낳으면 자연히 생기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모든 엄마가 희생적이고 사랑만 주는 것이 아니었다. 모성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권작가: 많은 이들이 모성은 여성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모성은 무한히 사랑을 줄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지만, 새끼의 생존이 불투명한 경우, 모성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경우에는 새끼를 포기하는 식으로 발현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Sarah Blaffer Hrdy가 주장하듯 어미가 새끼를 양육하느냐, 포기하느냐는 어머니 개인의 양심이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어머니가 양육을 위한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모성은 본질적이기도 하지만,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는 것이다. 사회자: 모성을 잘 지켜내기 위해 어떤 환경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권작가: 아이 양육을 함께 나눠주는 ‘돌봄꾼helper’이 필요하다. 이는 크게 가족 자원과 사회적 자원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가족 자원은 배우자나 부모, 가까운 친척들에 해당하는데, 누구나 가족 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설사 배우자나 부모가 있어도 도움이 안되거나 혹은 입양을 보내라고 압력을 넣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가족 자원이 없을 경우 사회적 자원이 있다면 어미가 새끼를 선택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따라서 임신-출산-양육을 다 지원해주는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임신부터 양육까지 지원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 안전하게 임신 중단을 하거나, 출산할 수 있는 의료비 지원이 거의 없거나 충분하지 못하다. 양육 수당 역시 매우 가난해야 받을 수 있고, 받아도 월 30~50만원 수준으로 아이를 키우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사회적 자원이 없으면 엄마들이 유기, 살해, 입양을 선택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프랑스는 임신 중단이나 출산까지 드는 의료비가 모두 무료다. 우리 사회도 돌봄 자원을 만들어줘야 한다. 사회자: 개인적으로 작가님 책을 보며 보호종료청년들의 이야기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책을 쓰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는가. 권작가: 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확 와 닿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책을 쓰면서 많은 입양인들의 사례를 접하며 내가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출생의 서사를 누군가는 모른다면 얼마나 아득한 심정일까 공감하게 됐다. 배 작가님 책에서도 한 입양인이 친모를 만난 순간 가슴 속의 검은 구멍이 메워진 것 같다고 했는데, 자기 인생의 출발점을 안다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입양인들이 친부모 정보 접근에 어려움이 많다. 최근 더불어 민주당 문승호 의원이 입양특례법 예외 사항을 두어 입양인들과 그 가족들이 입양인의 친생부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법 개정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회자: 작년부터 ‘보호출산제’가 시행된다고 들었다. 위기에 처한 산모의 아기를 구해서 국가가 돌봐주는 시스템은 아동 권리와 복지 측면에서 긍정적인가. 권작가: 보호출산제는 위기 임산부가 익명으로 아이를 출산하고 버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정부에서 아이의 생명을 지킨다는 명목 아래 태어나자마자 아이를 고아로 만드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누구인지 알 권리가 있다. 또 보호출산제는 아기는 구할지 모르지만 위기에 처한 엄마는 그대로 방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사회자: 배 작가님은 <이것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를 어떻게 읽었나. 배작가: 첫 페이지부터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책을 읽고 모성에 대한 틀을 깨게 됐다. 모성을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입양 보내는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엄마들이 아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 체계가 마련되는 것은 중요하다.
■ Q & A Q1. 향후 집필 계획은 배작가: 최근 한 온라인 신문사에서 인권 관련 뉴스 편집을 맡게 되어 다양한 글을 올리고 있다. 해외 입양인들도 볼 수 있도록 신문을 통해 인권 관련 글을 꾸준히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권작가: 서구 미혼모 잔혹사를 기획했다. 서구에도 미혼모 억압의 역사가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미혼모가 된 수많은 여성들이 입양으로 아기를 잃었다. 미국의 사례를 번역한 책이 <아기 퍼가기 시대>로 나왔고 올해 영국의 사례를 담은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그 다음 캐나다, 호주 등 다섯 개 국가의 미혼모 역사를 알 수 있는 서적을 출간할 것이다. Q2. 해외입양인 숫자가 대한민국 정부 공식은 17만명, 비공식은 25만명에서 40만명까지 집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숫자가 왜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나나? 참여자: 입양의 경로가 다양했던 것이 편차를 만들어낸 것 같다. 최근 해외입양인 600여명을 연구한 자료를 보면, 전체의 5%가 입양 기관을 통하지 않았다고 나온다. 해외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눌러 앉거나, 한센병을 앓는 부모의 아이를 데려갔거나, 친척 입양 등 통로가 제각각이다. 민법을 통해 개인 입양도 가능했고 지금도 가능하다. 비공식적 통로의 입양도 많기 때문에 집계가 안된다. Q3. 입양인 번역 봉사할 때 의도적으로 통역을 안 하거나 포장해서 하는 경우가 있는지? 배작가: 그런 경우가 많았지만 정확히 어떤 내용들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한 가지 기억나는 건 입양인들은 항상 초콜렛을 사오고, 친부모는 항상 미역국을 선물로 줬다. 서로 선물 교환할 때 고맙다고 하는데, 입양인들은 미역국을 못 먹고, 어르신들은 초콜렛을 좋아하지 않는다. 참여자: 나도 통역 봉사를 많이 하는데, 부모들이 어린시절 행복하게 보냈냐고 꼭 물어보는데 성추행을 당하는 등 대부분 불행한 경우가 많은데 이걸 친부모에게 말해야 하는지 곤란할 때가 많다. Q4. 한국사회는 해외 입양인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드릴 수 있을까? 참여자: 우리 사회가 입양인을 인격적인 존재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위한 제도를 잘 구축해야 한다. 입양엔 국가, 정부, 입양기관 모두가 연루되어 있다. 입양의 비극적 역사를 인정하고 책임질 사람은 지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권작가: 처음에 해외입양인은 외국인 신분이었다. 2000년대 초 입양인 당사자 운동을 통해 재외동포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법률적으로 더 발전된 것이 없는 것 같다. 트럼프 취임 후 불법체류자들을 추방하고 있는데, 현재 입양 부모가 입양인을 방치해서 시민권을 갖지 못한 해외입양인들이 2만 이상일 것이라 추산된다. 이들이 만약 한국으로 추방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참여자: 먼저 한국 정부가 입양 문제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 입양인들이 한국으로 오면 어떻게 할지는 그 다음 문제다. 최근 입양인 당사자인 아담 크랩서가 홀트아동복지회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에서 패소했다. 한국 정부가 입양인 문제는 인지하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 Q5. 우리 사회는 ‘근대화’라는 명목 아래 아이들의 신분까지 조작하며 입양 보내는 폭력에 왜 저항하지 않았나. 권작가: 당시에 입양은 휴머니즘적으로 포장되었다. 복지, 보호, 구원의 논리로 미혼모와 빈곤 가정의 아이들의 입양을 정당화했다. 입양은 미혼모도 살리고, 아이도 살리는 일이었고 입양하는 사람은 선한 사람이 됐다. 시간이 흐르며 입양인과 미혼모 당사자가 자기 경험을 나누면서 그제서야 입양의 또 다른 면을 보게 된 것이다. 90년대 말부터 입양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사회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30명이 넘는 참가자들과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아이도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동 권리 보호와 복지의 시작임을 알고 정부는 아이가 버려질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부모 부자 가정에서 성장한 박정은 사회자님의 경험도 짧지만 함께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배진시 작가님을 비롯해 늦게까지 자리 지켜주며 뜻 깊은 자리 만들어주신 모든 참석자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