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명: "'공순이'는 과연 타락했는가. 도색조의 선정적 보도는 보다 큰 사회문제를 은폐한다"
- 게재지: 동아일보
- 게재일시: 1974년 2월 11일
- 내용 요약 :
전국 각지의 공업단지에는 지난 해 11월 말 현재 여성근로자 6만, 남성근로자 1만 7천여 명이 밀집해서 일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10-20대 초반의 청소년 근로자들이다. 공업단지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탈선은 지엽적인 문제일지 모르는데 이를 심각한 양 선정적 이야기 거리로 등장시키는 일은 더 큰 문제를 은폐시킨다는 것이 이들이 하는 말이다. 얼마 전 10대 미혼모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큰 충격을 일으켰다. 한국기독교양자회 미혼모 상담소가 73년 한 해 동안 상담한 348명 가운데 21%인 74명이, 홀트양자회가 상담한 469명 가운데 38.7%가 10대였고, 이들 가운데 3분의 1이 무직, 그 다음이 가정부, 공장직공, 요식업소 종업원들이었다. 여직공의 경우 거의 피치못할 사정으로 미혼모 상담소나 아동상담소를 찾는다. 가령 1) 낮은 임금으로 중절이나 출산을 해결할 길이 없기 때문에 무료분만이나 출산비 보조 등 혜택을 얻기 위해 2) 양자회를 찾으면 영아유기 등 형사 사건을 저지를 필요없이 입양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담소를 찾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도시산업선교회의 조지송 목사에 따르면 여유있는 계층의 여성들이 자발적 의사로 타락하는 반면, 여성근로자의 탈선은 근무처 남성 반장 등 상급자의 은근한 호의나 불량배 유혹에 빠져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다분히 타의적으로 강요된 탈선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들 대다수는 근면하게 일하고 알뜰하게 살고 있는데 이들 거의가 탈선을 저지르는 양 보도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사회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조 목사는 각 공장에 상담소를 두고 이들의 고충을 경청, 해결해주는 아량을 보일 때라고 강조했다. 1970년대 미혼모는 선정적 사건 속 등장하며 미혼모는 가족 계획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로서 주목을 받는다. 이 기사에서는 근면하고 성실한 공장지대 여성과 유혹에 빠져 타락한 공장지대 여성을 대비시키며 미혼 임신을 성적 문란과 동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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