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명: 미혼모 당사자, 낙인에 저항하다 Group Resists Korean Stigma for Unwed Mothers
- 게재지: 뉴욕타임즈 The New York Times
- 게재일시: 2009년 10월 8일
4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알았을 때, A는 임신중절을 생각했다. 하지만 초음파진단기에 나온 아기의 심장 박동의 작은 움직임을 보고서 그녀는 임신중절을 할 수 없었다.
29세의 이 여성은 임신 9개월 차로 임신중절을 하는 대신 아이를 지키기로 결정하였다.
임신이 진행되면서 A씨는 큰오빠에게 비밀을 털어놓았다. A씨 오빠의 반응은 한국의 미혼모들에게는 익숙한 것일 것이다. A씨는 큰오빠가 임신중절을 하는 병원으로 자신을 끌고 가려했었다고 말했다. 이후 큰오빠는 A씨에게 아이를 포기하고 입양을 보내라고 강요했다. 서울에서 미용사로 일하는 37세의 A씨는 “오빠가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이냐? 네가 우리 부모에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입양기관에서 내 아기를 데려 갔을 때, 마치 내 아기를 쓰레기통에 던져둔 것 같이 생각됐습니다. 마치 지구가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요. 5일 후에 입양기관을 설득해서 아기를 다시 데려오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A씨와 이와 같은 상황에 있는 몇몇 여성들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그들의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미혼모들의 협회를 만들려 준비하고 있다. 종종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이 있다”는 속담에 비유할 만큼 한국인들이 이 일을 무모하게 보며 미혼모를 배척하고 있는 이 사회에서, 작은 발걸음이지만 흔치 않은 첫발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40명밖에 되지 않는 이 신생그룹은 한국의 가장 큰 아이러니 중 하나에 맞서 싸우고 있다. 한국정부와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한국의 출생률에 안달이 나 있고 한국의 해외입양의 아기 수출국이라는 국제적 평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사회적인 압박이 수천 명의 미혼모들을 불법 성행 중인 임신중절과 사회적으로 수치스럽긴 하지만 정부에 의해 장려되고 있는 입양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몰고 가고 있다. 홀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결심한 극소수의 여성들은 가난과 불명예의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보건 복지가정부에 따르면 한국 미혼모에게서 난 1,250명 중 90%에 육박하는 아이들이 작년에 해외로, 대부분 미국의 가정에게 입양되었다. 양육미혼모의 홍보활동을 통해 A씨와 다른 미혼모들은 비범한 연대를 끌어들였다. 한국출신 입양인들과 그들의 외국 가족들은 입양인의 생모들이 몇 십 년 전에 그랬듯이 오늘날에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최근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1988년 한국인 여아를 입양한 코네티컷의 안과의사 리차드 보아스(Richard Boas)와 같은 한 후원자는 2006년에 한국의 사회보호기관을 방문했을 때 다른 미국인들이 외국아이들을 입양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는데 그가 가지고 있던 “구조와 구원자 정신”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곳에서 그는 방안에 가득 찬 임신한 여성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은 모두 20세 가량의 미혼모들이었다.
보아스 박사는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왜 이 엄마들이 모두 그들의 아이들을 포기하고 있는지를 말이죠.”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은 사회복지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이들의 권익옹호활동을 하기 위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를 설립했다. 현재 미혼모와 입양인의 권리를 대변하는 2개의 한국인 입양인 단체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TRACK)’을 이끌고 있는 미국 미네소타에서 온 37세 한국인 입양인 제인정 트렌카씨는 “오늘날 한국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생모에 대한 차별이고 정부차원의 입양장려입니다”라고 말하며 “문화는 인권을 남용하는 데 쓰이는 변명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2007년 정부통계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혼외자 출산은 7,774명인데 이들은 전체 태어난 아기들의 1.6%이다(미국 보건통계를 위한 국가센터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미국에 태어난 아이들 중 거의 40퍼센트에 가까운 아이들이 미혼모의 아이들이다). 한국의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한국의 미혼임산부의 약 96%가 임신중절을 선택한다.
정부통계조사에 따르면 출산 미혼모 중 약 70%가 아기들을 입양 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보건복지부(Health and Human Services Department) 보고서에 따르면, 입양아기 숫자는 1%이다. 여러 해 동안 한국정부는 1985년에 8,837명으로 그 절정을 이룬 바 있는 해외입양을 줄이려고 노력해 왔다. 국내입양을 늘리려고 입양한 가정에게 보조금과 그 외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해 왔다. 그리고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지정했다. 또한 한국정부는 예를 들면 결혼한 부부의 인공수정을 보조해 주는 식으로 매년 수조원의 예산을 들여 감소 중인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미혼모가 아이들을 직접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은 볼 수가 없어요.” 라며 33세의 미혼모인 B씨는 말했다. “한번 미혼모가 되면 사람들이 당신은 부도덕하고 실패했다고 낙인을 찍죠. 사람들은 우리가 마치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취급하고, 우리는 사회의 가장 낮은 단계로 추락합니다.”
한국정부는 입양한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매달 미화기준 85달러의 돈을 지원한다. 정부는 아이를 양육하는 한부모에게는 이 금액의 반만을 준다. 정부는 미혼모들을 돕는 지원금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미혼의 임신한 여성들을 위한 시설들을 더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보건복지가족부 공무원인 백수연사무관이 말했다. 그렇지만 “사회적 낙인”은 여성들을 앞으로 나서게 하는 것을 좌절시키고 있다.
지난 달 남자 아기를 출산한 27세의 C씨는 말했다. “제 옛날 남자친구의 누나는 전화로 나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임신 중절을 하라고 요구했어요. 남자친구의 엄마와 누나들은 내 아이가 자기 가족의 씨앗이기 때문에 아기를 어떻게 할지는 그들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얘기했어요.”
결혼하지 않은 딸이 임신을 하게 되면 가족들은 딸의 임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사를 한다. 미혼모들은 집주인으로부터 쫓겨날까봐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서 배척될까 두려워서 그들의 혼인관계에 대해 종종 거짓말을 하게 된다. 정부 정책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 연구원의 최근 설문조사에 의하면 단지 한국인의 25%만이 직장 동료나 이웃으로서 기꺼이 미혼모를 가까운 관계로 여길 수 있다고 했다.
“저는 구직에서 여덟 번 거절당했습니다.”라고 B씨는 말했다. “회사에서 내가 미혼모인 사실을 알 때마다 그들은 나를 부정하다고 생각했어요.” 미용사인 A씨는 가족들이 A씨와 연락을 피하기 위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고 했다. A씨의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셔서 A씨가 아이를 데리고 아버지를 보러 갔을 때 친언니가 병실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고 했다. A씨가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을 때 아버지는 그 편지들을 태워버렸다. 아이를 낳은 지 삼 년 만인 작년에서야 아버지는 결국 A씨를 가족으로 다시 받아들였다.
A씨는 “그 날 저는 아버지가 화장실에서 내 편지 중 하나를 들고 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아버지에게도 이 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최상훈 기자
* 이 글은 The New York Times에 게재된 ‘Group Resists Korean Stigma for Unwed Mothers’ 기사를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가 번역한 것입니다. |